그곳.....여정

경북 구미시]해평면 해평리 낙동강철새도래지

착희 2009. 10. 31. 00:05

8시가 안 된 시간에 전화벨이 울렸다.

뭔 일일까 싶었는데

친구의 전화다.

해평 철새도래지에 흑두루미가 천마리 이상 왔다는데

10시이전에 가야 하니까 빨리 옆지기 모시고 오란다.

옆지기에게 물으니

감기기운이 있어 안 갈테니 둘이 다녀오라며

팔공ic까지 태워준다.

룰루 랄라....어제에 이어 오늘도

옆지기 내삐리뿌고 ㅋㅋㅋ

옆지기 가면서 왈

"내가 요새 와 사노?

기사에 식모에 비서에 정말 왜 사는지 모르겠다"

왠지 싫어서 하는 푸념은 아니라 생각한다.

저녁에 데리러 와서 친구에게 하는말이

이렇게 자유로울때 함께 여행 가라고 하는걸 보면..

하여간.....영업하기전에

자유를 즐기고 싶다. 되도록이면 옆지기와 함께...

 

조잘조잘거리며 가다보니 벌써 해평이다.

도대체 그 긴 낙동강줄기에 어디에 흑두루미가 있다는건지

물어 물어 찾아가니

낙동강 해평취수장앞이었다.

그곳에서 약 2~3km정도의 낙동강에 철새들이 날아 온다고 한다.

 

아~~~~정말 아름다웠다.

그런데 흑두루미는 어디로 가버리고 텅~~비어 있다.

 

 

 

 

 

 

 

 겨우 백로 한마리가 노닐고 있어

다가가니 푸드득 푸드득 또 저만큼 날아가고

또 다가가니 저만큼 날아가고.....

 

 

 

 

 흑두루미는 보이질 않고

친구가 준비 해 온

커피랑 간식거리를 먹으며 너무 좋다며 이야기에 빠져 있으니

이사람 저사람 기웃거린다.

그분들이 하는말

흑두루미는 하루 쉬었다가 날아가 버렸단다

그리고 또 언제 날아 올지 모른다니....

없으면 어때...이렇게 아름다운 풍경 바라 보는것만으로도 행복하다.

그런데 그분들이 모두 하시는 말씀이

4대강 사업에 이곳은 빠졌지만

다른곳을 준설하면 이곳도 수질이 나빠져 점점 없어질지도 모른단다

세상에나....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자연은 자연 그대로 보존할 때

그 가치와 힘이 있는것을

그 자연을 인간이 거스르면 반드시 다시 인간이 그 댓가를 치루어야 한다는 것을

나도 아는데 저위에 있는분들은 왜 모를까

참 답답다.

 

 할아버지가 한분 오시더니

망원경을 꺼내시어 구경하라고 하신다.

몇km 멀리 있는 흑두루미를 보여주시는데

13마리가 안 가고 우릴 기다리고 있었나 보다

그 할아버지 말씀이 2천마리 이상 왔다 갔단다.

기품있는 자세로 날고 앉고 서 있는 그 모습 보니

와~~정말 감동이었다.

우리에게 보여주시고는 다시 어디론가 가버린 할아버지 정말 멋쟁이셨다.

 또 다른곳으로 옮기니 새들이 바글바글 앉아 있다.

그들을 만나기 위해서는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한다.

 살금살금....혹여 날아 올라 버리면

사진이야 멋지게 찍을수 있겠지만

평화롭게 쉬고 있는 저 새들에게 방해가 될테니

살금살금...다가가고 또 살금살금....

 

 4시간을 그곳에 머물며

풍경에 빠지고

친구랑 이야기에 빠지고

자유가 주는 여유로움에 빠졌다.

참.....좋다.

가지지 못한것에 비관하며 자신을 괴롭힐것이 아니라

가진것만으로 최선을 다해 웃을수 있는 삶을 만들어 가고 싶다.

당당하게.....

 

 

 

 

 

 

 

'그곳.....여정'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금강철새조망대  (0) 2009.11.17
경남 남해군]독일마을  (0) 2009.11.02
경남 하동군]평사리 부부송  (0) 2009.10.16
연기군]베어트리파크  (0) 2009.10.10
전남 무안군]회산지  (0) 2009.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