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康山房,
이름대로 편안히 차 마시며 쉴 수 있는 곳이 경북 청도에 있다.
경북 청도하면 비구니 스님들의 청정 도량인 운문사, 소싸움, 복숭아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한 군데 더 좋은 곳을 꼽으라면 주저없이 다강산방을 말하고 싶다. 제일 좋은 찻집 중 하나이지 싶다.
다강산방은 대구 신천대로를 타고 대구 시민의 상수원인 가창댐을 지나 헐티재를 넘어가면 된다. 헐티재 고개 마루를 넘어 내려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茶康山房 51m'이라고 적어 놓은 작은 푯말이 보인다. 주차는 이 푯말 건너편 공터에 하면 된다.
이 푯말부터 다강산방까지는 51m.
이 길은 정겹기 그지없는 오솔길이다. 들머리부터 시골집을 따라 도랑물이 찰방찰방 맑게 흘러 좋고, 미나리꽝, 도라지밭이 조그맣게 자리잡고 있어 마음은 벌써부터 고향 마을에 온듯 푸근해진다. 이어 나오는 대숲길에는 푸른 바람 사이로 햇빛이 간간이 비치며 청량함이 절로 느껴진다. 연인끼리 손잡고 도란도란 속삭이며 걸어가면 제일 좋은 길이요, 가족들끼리, 지인들끼리 삼삼오오 소풍 들어도 참 좋은 길이다.
오솔길이 끝나면 계곡물이 보이고 오른편으로 들면 바로 다강산방이다.
계곡물은 비슬산에서 흘러내려 물이 맑고 차가워 보고만 있어도 속이 후련해진다. 1급수 지표종인 날도래애벌레가 살고, 이를 먹이로 하는 물까마귀도 보인다. 버들치도 깨끗한 헤엄을 치며 노닌다. 낮에는 이들과 벗하며 물놀이하면 좋고, 밤에는 원초적인 본능에 따라 온 몸을 물 속 깊이 담그면 안성맞춤이다.
다강산방 찻집 들머리로는 개 3마리가 파수꾼 역을 맡고 있지만 주인 내외를 닮아 하나 같이 큰 눈만 멀뚱멀뚱 순하기만 하고, 안주인이 정성스레 가꾼 야생초들이 소담스러이 그들만의 작은 자연을 이루고 있다. 안주인의 고운 심성을 느낄 수 있는 야생초들은 야외에서 차를 마실 수 있게 한 공간에도 가득하다. 뚜르륵 떨어지는 낙숫물을 보며 한자락 바람에 풍경 소리를 들어가며, 차를 음미하노라면 그대로가 최고의 맛이요, 지극한 행복이다.
찻집 안으로 들면 공간은 아늑하고, 바깥 주인의 예술끼를 닮은 각종 수석들이 진열장에, 아니면 독립적으로 정갈하게 놓여 있다. 수석에도 자연 문양들이 많으니 다강산방은 안팎으로 자연인 셈이다. 그 자연에 깃든 우리들은 한아름의 녹차가 되어도 좋다. 전통 녹차도 좋고, 발효 정도에 따라 다른 맛을 내는 중국차도 함께 마시기 좋고, 여름철이면 시원한 전통차들도 좋다. 볶은 콩은 차에 곁들여 늘 나오고, 철따라 떡이나 감자, 과일 등이 나온다. 차를 마시고 있다 보면 차를 마시는 게 아니라, 정성을 마시고 있다는 느낌이 절로 든다. 앞으로 넓게 펼쳐진 통유리 너머로 낙숫물, 야생초, 계곡물이 시원하게 들어온다.
다강산방을 뒤로 하며 돌아오는 길,
주인 내외는 예의 그 수줍은 듯 소박한 웃음을 띤 인사를 잊지 않으신다. 따뜻한 차를 마셔였을까 훈훈해진 마음은 사람 사이 정감으로 꽉 차 있어 내 얼굴에도 미소가 번진다. 대숲길도 더 청량해졌다.
대구에서 헐티재로 넘어오는 길도 좋지만 경산, 청도를 거쳐 다강산방으로 들어오는 길은 훨씬 더 아름다운 길이다. 특히 복사꽃이 온 청도를 연분홍으로 물들이는 4월초에 다강산방으로 가는 길은 말 그대로 무릉도원이다. 복사꽃이 우리 마음 물들였음에 다강산방의 차 맛 더 그윽해진다.
대구 쪽에서 하루 세 번 정도 성남여객 버스가 운행되지만 시간 맞추기 힘들어 자가용 이용이 편하다. 다강산방 도로 건너편에 백숙을 잘 하는 시골집은 다강산방 주인과 친하고, 이밖에도 음식 먹을 만한 곳이 몇 군데 더 있다. 하룻밤 묵고 오려면 청도 시내나 대구 쪽으로 나가야 편히 잘 수 있다. 1박 2일 정도로 시간을 넉넉히 잡아 운문사까지 함께 보고 온다면 금상첨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