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에서 야생초 모임이 있는날
함께 가는 형님에게 한밤마을 산수유 보러 갈래 묻는다
갈 수 있다는 형님을 이른아침 집 앞에서 태워
팔공산을 넘어 군위 한밤마을에 도착했다.
구미살때 많이 지나다녔는데
그때 그 돌담길은 다 어디로 가고
새로운 돌담길이 우리를 맞는다
마을을 걸으며 깨끗하게 정비된 모습이 왠지
한밤마을 돌담길의 정겨움을 빼앗아 간 것은 아닐까...
세월이 흘러 먼훗날 이 돌담길에 다시 정겨움이 살아나겠지...
이런 저런 잡생각을 하며
조금은 때늦은 산수유를 보며
그래도 좋은 한밤마을을 둘러본다.
이 돌담길은 아마도 잊을수가 없을것 같다.
어릴때 우리집도 돌담이었다.
비오는날이면 그 돌담아래 지렁이가 꿈뜰거렸고
그 돌담사이에 뱀이 가끔 나오기도 했기에
돌담은 나에게 정겨움이 아니라 무서운 존재였다.
그래서 멀찍히 떨어져 항상 지나다녔던...
그러나 지금은 돌담만 보면 너무 이쁘다 좋다 정겹다.............
그 어린날의 무섬증은 어디가고
그때 가족 친구 산 들 강............그리움을 만나기 때문이 아닐까
이 돌담길이 그러했다.
이끼가 가득끼고
살짝 무너진곳도 있으며
돌담너머 지붕도 보이고 감나무도 있고
바닥은 돌이 박힌 흙길이며
아무리 재현하고 정비한들 이 느낌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8m쯤 되는 이 돌담길은 내 마음의 돌담길이 되었다.
새로 정비해 버린 한밤마을의 돌담길은 어쩔수 없지만
그 골목만은 그대로 남겼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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