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찻집 茶康山房

다강산방 Tea & People 소개

착희 2005. 4. 7. 22:27

월간지  Tea & People  11월호

10월에 찾은 찻집 --  청도 다강산방

모르면 찾을 수 없는 그림 속의 찻집

청도 다강산방 茶康山房

찻집 하면 떠오르는 자연속의 이미지를 이보다
더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계곡물과 하나로 아름다
이 자리한 찻집 다강산방은 오늘도 그렇게 찾는이
들을 반가이 맞는다.

오솔길 51미터는 걸어야 한다.
신발 위에 타박 타박
먼지가 내려앉는 만큼
잃어버린 추억 몇 개 다시 줍는다.
모퉁이 막 돌아서면
산 그림자로 흐르는 정갈한 물소리
윤이 나는 돌맹이에 미끄러져
잠시 길을 잃고 서성인다.
..............
비슬산 뒷자락을 달리다 겨우 찾은 간판을
따라 어느 시인이 읊은 것처럼 그렇게 골짜기
를 내려가면서 먼저는 시원한 계곡물 소리에
귀를 빼앗긴다. 그리고 불쑥 펼쳐지는 계곡물
에, 정겨운 그 골짜기의 정경에 다음으로 눈
을 빼앗긴다. 찻집을 들어서면서는 올망졸망
도란도란 야생초의 아름다움에 빼앗겼던 눈
을 다시 빼앗긴다. 그리고 겨우 여유를 찾으
면 은은한 나무향과 향긋한 차향에 이번에는
코를 빼앗긴다.
  그렇게 온통 마음을 빼앗기는 곳 다강산방
(茶康山房), 모르면 찾을 수 없는 계곡 옆에
그림처럼 자리한 찻집이다. 찻집의 실내에서
건 실외에서건 계곡이 보이는 자리에서 담소
와 함께 마시는 한잔의 차는 한동안 그의 마
음을 떠나지 못할 것이다.
  아름다운 야생초는 안주인 기종희 씨의 마
음이요, 눈을 커지게 하는 수림석이며 꽃돌
등의 수석은 바깥주인 김재호 씨의 마음이다.
눈 가는 곳곳이 그저 감탄을 젓게 한다. 모르
면 찾을 수 없기에 지인들만의 안식처이리란
생각이었으나, 비록 깊은 산골에 뿌리를 내리
더라도 은은한 난향은 천리를 간다고 입소문
으로 이미 널리 알려져 있어 쉼터를 찾는 도
시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심상찮은 외모를 가진 바깥주인의 사람좋
은 웃음은 단아한 야생초의 아름다움을 간직
한 안주인의 미소와 함께 찻집을 완성한다. 한
번 찾으면 다시 찾지 않고는 배기지 못할 그런
정겨움이 다강산방에는 곳곳에 널려 있다.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고 수입원을 겸한 일
생의 보금자리를 찾아 전국을 헤매다 한눈에
반하여 자리잡은 것이 5년 전이다. 집을 꾸미
고 있는 모든 것이 평소에 자신들이 각지에서
직접 수집, 기르고 아끼던 것들이기에 모두가
사연을 담고 있어 애착이 많을 수 밖에 없다.
타고난 열마살에 생각나면 수시로 훌쩍 떠나
기도 하지만, 하나하나 자신들의 손으로 다듬
은 찻집을 설명하는 내외의 눈에는 사랑이 가
득하다.
  "편안한 시간에 편안한 친구하고 편하게
마시는 게 바로 차의 맛입니다."
  그런 김재호 씨를 지인들은 그래서 괄호밖
선생이라 부른다. 그러한 생각은 안주인 기종
희 씨 또한 하나이다.
  "차 인구가 늘어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 여
기에는 물론 차선생님들의 공헌도가 높지만, 
좀더 편안하게 차를 보급해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멋진 곳에서 있으면 마냥 좋지 않겠
느냐는 말에는 내외 모두 웃음을 지었다. 그
럴 것이 어디를 가고 싶다고 마음만 맞춘다면
그대로 훌쩍 떠나버리는 내외인 것이다. 올
여름에 섬을 찾은 것만도 열손가락을 헤아린
다. 의식(衣食)을 비롯한 다른 모든 것에는 욕
심이 없으면서 야생초와 수석, 그리고 여행에
는 한껏 욕심을 부린다.
  "우리는 언제나 함께 해요."
  멋진 경관을 아우르는 따뜻한 자리, 찻집
다강산방의 진짜 멋은 아마도 거기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teaple@hanmail.net)
* 다강산방 054-373-57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