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6시
동굴에서 담은 일출 사진을 보고
그곳을 찾아
상족암 주차장에서 데크를 따라 걸었다.
한참을 걷기 시작하고야
랜턴을 가져오지 않음을 후회했다.
휴대폰의 불빛에 의존하며
깜깜한 그 길을 걸어 들어가는데
무섬증이 심한 난 일출이고 뭐고 돌아가자고 하고 싶었다.
거의 1km쯤은 걸었을것 같은데
동굴 비슷한 것도 안 보였다.
옆지기는 찾는다고 산으로 올라갔는데
그 사진엔 동굴앞에 바다였다고
빨리 내려오라고 고함을 질렀다.
그건 혼자있기 너무 무서워서 그랬다.
그리고 또 한참을 돌아 들어가니
옆지기가 여긴가 보다며 소리를 친다.
방 하나쯤 되는 동굴안에
바깥 쪽에서 난 굴 하나
바다 쪽으로 난 굴 하나가 있었다.
삼각대를 펼치고 굴 속에서 사진을 담기는 했지만
난 너무 무서워
얼른 바깥으로 나와 버렸다.
옆지기 따라 다시 들어갔다.
오늘따라 해는 왜 그렇게 올라오지 않는지...
난 그저 밝은 저 바깥 세상으로 나가고 싶은 생각 뿐이었다.
오전 7시 31분
이제 겨우 올라오기 시작한다.
옆지기는 바깥에서 여기저기 구경하느라 다니고
난 동굴안에 남아 사진을 담으니
얼른 한장 찍고 나가고 싶은 생각뿐이라
여러장을 담았지만 모두 제대로 된 사진이 없었다.
난 왜 이렇게 무서운게 많은지
절을 그렇게 많이 다녔지만
법당안에 들어가질 못하고 밖에서 망설일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큰 자연을 만날때
좁은 밀폐공간에 들어갈때
밤길을 걸을때
산길을 혼자 걸을때 등등..
난 정말 무섭다.
오늘은 어두운 길을 걷다가 동굴안에 들어갔으니 무서운게 당연한것이리라
빨리 가려고 했더니
이 동굴속에서 옆지기가 부른다.
난 정말 더이상 들어가고 싶지 않은데...
여러 풍경들이 있었지만
그냥 몇장 의무적으로 누르고 얼른 나와 버렸다.
여러번 가보았던 상족암이지만
그 이름의 뜻을 이제사 알게 되었다.
코끼리 상자에 발 족....그러니까 코끼리의 발처럼 생겨서 상족암이라 하는데
이 작은섬처럼 생긴 이곳을 와보고서야 알게 되었다.
네모난 작은섬 곳곳에 동굴이 생겨 코끼리 발처럼 생겼다는 그런뜻인듯
몇해전 왔을때
진달래를 소복하게 이고 있던 그 작은섬이다.
깜깜할 때 왔던 길을 돌아 나오며
두근거리던 가슴도 차츰 진정이 되고
풍경이 제대로 눈에 들어 왔다.
휴~~~~정말 무서워 죽은줄 알았다.
혼자 미지의 나라 산길을 걷고 자며 여행하던 그 여행자가 생각이 났다.
난 아마도 돈 주고 가라고 해도 못갈듯.
돌아오며 보니
상족암 주차장에서 걸어 들어 갔는데
상족암 수련원 주차장에서 걸으면 얼마 안 걸어도 될듯 하다.
상족암 유람선 선착장과 가장 가까운 곳이지만
바다를 돌아 들어가는 길은 없는듯 하다. 산으로 돌아가면 모를까..
그리고 물때도 잘 맞추어야 할 듯
만조가 일출과 만나는 때는 피해야 할듯 하다.
오늘 만조시간은 오전 10시였고
우리가 간 시간이 7시쯤이었는데
파도가 있다면 동굴속에서 담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만조시간이 아니고 파도가 없는 날 담으면 좋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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