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산

비슬산 진달래평원 아래 내가 살고 있었더라.

착희 2012. 5. 11. 23:07

언니들이 울집으로 봄나들이 왔다.

비슬산에 진달래축제 한다던데

난 비슬산 아래 14년 살아도 한번도 못 가봤다 했더니

새벽 일찍 다녀오자고 했다.

 

그래서

14년동안  세번째의 비슬산 산행을 시작했다.

 

 

삼나무였던가...

안개 자욱한 삼나무 숲을 거닐며 조금만 오면 이렇게 좋은 숲길이 있다는것에 기분이 좋았다.

 

 

헥헥~~~힘들다.

잠시 쉬는 바위에서 바라 본 나무들이 싱그럽다.

 

 

진달래가 소복하게 떨어져 있다.

에궁...이렇게 다 떨어졌으면 어쩌지 하며 오르고 또 오른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라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라

 

주절 주절 김소월의 진달래꽃을 읊으며 그렇게 나도 진달래꽃을 즈려 밟고 올랐다.

 

 

걱정은 붙들어 매야 겠다.

점점 진달래가 활짝 피어

엄머야 이뻐라 엄마야 미치겠다~~~~~또 외치기 시작한다.

 

 

거의 정상 가까이 올라서니

세상에나.....발 아래 안개가 덮고 있다.

오른만큼 보여주는 황홀한 선물

 

 

 

 

저 멀리 대견봉 비슬산 정상이 보인다.

 

 

산 아래는 안개가 덮고 있고

발 아래는 진달래가 덮고 있다.

그 자리에 있는 나와 가족들이 있어 행복했다.

 

 

정상에서 바라 본 유가사 현풍쪽 풍경이다.

 

 

이 산으로 저 산으로 안개가 움직여 간다.

그 모습에 감탄사만 연발하게 만든다.

 

 

에구에구..

산행하리라 맘 먹지 않고 구두 신고 온 언니에게

20년된 내 등산화를 신게 하였더니

오래 안 신고 두어서인지 밑창이 떨어졌다.

장갑으로 묶고 걷는데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언니야 불편하던동 말던동

난 진달래에 취해 그저 좋아라 한다.

 

 

발 아래 울 동네가 보인다.

저 속에 울집도 있겠지..

 

 

에구에구..드디어 다른쪽 밑창도 떨어졌다.

등산객들이 다 쳐다본다.

왜 그러냐고 묻기도 한다.

"최신 유행 등산화인데 멋있죠?" 하하호호

밑창 없는 신발땜에

여러사람이 웃으며 즐겁다.

 

 

와~~~~~~세상에나

진달래 평원이라더니

 

 

우리만 감탄하는것도 아니고

 

 

 

나만 찍는것도 아니다.

 

 

이렇게 아름다운데

어찌 그동안 벼르기만 했었는지..

 

 

 

저 우측이 대견봉이다.

저곳까지 올라 또 여기까지 내려왔다 생각하니 내가 대견스럽다.

 

 

 

진달래 평원에 산책로를 만들어 두었다.

그것이 없을때는

사람들이 곳곳에 들어갔다는데 산책로 덕에 진달래가 보존되어 좋다고

어느 등산객이 말하는걸 들었다.

다행이다.

 

 

 

 

 

 

 

 

 

 

이 길을 쭉 따라 가면 유가사 쪽이 나온다.

언제인가 그곳으로도 넘어 가 보고 싶다.

 

 

 

 

 

비슬산 기상관측소인듯 하다.

자전거를 타고 올라 온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우측은 진달래 좌측은 푸르른잎들

대비되는 모습이 참 신비로웠다.

 

 

 

아쉬움에 돌아보니

햇살이 나무들에 비추어져 빛이 났다.

참으로 자연은 신비로운 아름다움이다.

 

 

발에 장갑끼고 무사히 산행을 마친 울언니는

아이고 신발아 고맙다...한다.

 

화려했던 비슬산의 진달래와 언니의 장갑신발

오래도록 우리 자매들 맘속에 추억으로 자리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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