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康山房
황인동 # <대구문학>으로 등단
# 시집{작은 들창의 따스한 등불 하나}
1999.10월 어느날 지음
오솔길 51미터는 걸어야 한다.
신발 위에 타박타박
먼지가 내려앉는 만큼
잃어버린 추억 몇개 다시 줍는다.
모퉁이 막 돌아서면
산 그림자로 흐르는 정갈한 물소리
윤이 나는 돌맹이에 미끄러져
잠시 길을 잃고 서성인다.
수석과 들꽃이
교향곡의 하모니처럼
하늘빛 건반을 두드리며
가지런히 고개 들고 맞이한다.
산빛이 茶香에 물들어
절정인 한나절, 선녀처럼
사뿐히 곁에 앉은 그집 새댁은
오솔길에 잘 어울리는 코고무신같이
이뿌고 맵씨 있더라.
다강산방은
하늘아래 수채화 한자락
꼴작물 돌리는 물레방아처럼
거기에 앉아 있다.
도로변에 작은 나무간판
커브 내리막길이라 스쳐지나기 쉬운데도
참 많은분들이 사랑해 주었다.
도랑물따라 시작되는 오솔길
때로는 낙엽이 때로는 굵은 돌이 발길을 쉽게 내딛게 하지 않는다.
사뿐 사뿐 걸어도 상관없는 포장길과는 다른 멋이겠거니 생각하지만
아끼는 신발일때는 당혹스러울때가 있으리라
한참을 내려온 오솔길 끝에서 만난 작은 계곡옆에 하얀집
처음엔 참 이뻤는데 10년의 세월탓인지 이젠 초라해 보인다.
얼음이라도 똑같지는 않다. 제각기 다른모습으로 겨울임을 말한다
"재키" 첫손님만 짖는다.
때로는 변덕을 부리기도 하지만..
집안 곳곳을 장식할 야생초들이
온실에서 겨울잠을 잔다...그래서 겨울 다강산방은 썰렁하다.
겨울만이 가질수 있는 매력이라 생각하지만..
이층에서 바라본 비슬산 정상
하얀눈꽃이 피었는데 10년을 벼르고 있지만 아직 겨울산은 가보지 못했다.
2006년 규방공예 작품
옆지기 竹仲선생의 솟대작품이 여기저기 자리한 다실내부
자연을 닮으려고 노력한다.
아니 자연스럽게 닮아 가고 있으리라 믿는다.
2007년 규방공예 작품
계곡옆이라 태풍이 올때는
나의 모든것을 두고 떠난다 아니 마음의 소용돌이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도망간다....
10년 세월을 함께 한 茶康山房
언제까지 나의 일부가 되어 줄지 모른다.
이 공간이 있어 나는 행복했고 지금도 행복하다.
그리고 앞으로도 행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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