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이야기

이웃할머니가 정으로 차려준 점심상

착희 2011. 7. 18. 19:40

점심시간이 다가옵니다.

아...뭘 해 먹지 머리로만 궁리중입니다.

짬뽕~짜장면~물국수~

밥은 있는데 더워서인지 먹고 싶은 목록에 없습니다.

 

치과에 간 옆지기 돌아옵니다. 손에 뭔가를 들고..

"이거 할매가 두고 갔나?"

"몰라예 뭔데예"

"계단에 있더라"

흙 묻은 검은 비닐꾸러미를 봅니다.

"할매가 두고 가셨나 보네예 주이소"

받아 풀어 봅니다.

 

가지 3개 깻잎, 부추묶음에 고추 몇개 묶여 있습니다.

 

할머니는 늘 우리 텃밭을 지나 밭을 가십니다.

할머니가 보시기에 우리가 가꾸어 놓은 텃밭이 아이들 장난 같아 보이시겠지요.

지나며 부족하겠다 싶은것을 주시나 봅니다.

 

 

할머니가 정성들여 키우신 채소들이니

신선할 때 반찬을 해야 겠다 싶어 준비를 합니다.

 

깻잎찜

깻잎량이 적어

물힌컵반에 몽고 송표 진간장 반컵을 붓고

멸치 한웅큼 양파 2개 마늘 십여개 고추 몇개 넣어

불에 올려 푹 찝니다.

 

 

부추는 밀가루 약간 넣어 찌짐을 합니다.

 

 

가지는 찜기에 쪄서

먹기 좋게 찢어 물기를 꼭 짜서

마늘 좀 많이 넣고 양파,고추 넣어 참기름,간장으로 무칩니다.

 

 

다른 반찬 꺼낼 필요가 없습니다.

먹기 싫던 밥맛이 돌아옵니다.

할머니의 정까지 보태어진 간결한 점심상이었습니다.